어떤 상황이었나
- — 대학 창업교육이 멈추는 자리는 아이디어가 아닙니다. 학생들은 자기가 사는 동네에서, 아르바이트하는 가게에서, 부모님 일에서 불편한 지점을 정확하게 찾아냅니다.
- — 막히는 것은 그다음입니다. 기획서를 쓰고 발표자료를 만들고 심사를 받으면 끝납니다. 만들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개발자 팀원을 못 구하면 거기서 멈추고, 외주는 학생 예산으로 감당이 안 됩니다.
- — 그렇게 학기가 끝나면 문서만 남습니다. 학생에게 남는 경험은 「창업을 해봤다」가 아니라 「아이디어는 있었는데 못 만들었다」가 됩니다. 다음에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라도 같은 자리에서 멈추게 됩니다.
어떻게 진행했나
- — 4주는 짧습니다. 그래서 주차마다 이번 주에 만든 것이 다음 주의 재료가 되도록 순서를 짰습니다. 한 주라도 헛돌면 마지막에 결과물이 안 나옵니다.
- — 1주차는 도구를 손에 붙이는 데 씁니다. 클로드 코드를 설치하고 터미널을 익힌 뒤, 자연어로 명령해 간단한 웹페이지를 만들어 봅니다. 「말하면 화면이 나온다」를 첫 주에 한 번 겪어야 2주차에 기획할 때 만들 수 있는 것인지를 스스로 가늠합니다. 여기를 대충 넘기면 정작 제작해야 할 3주차에 환경 문제로 앉아 있게 됩니다.
- — 2주차는 PRD(제품 요구사항 문서)를 씁니다. 누가 쓰는지, 어떤 화면이 필요한지, 무엇부터 만들지를 문장으로 정리합니다. 무엇을 만들지 흐릿한 채로 AI에게 시키면 나오는 것도 흐릿합니다. 바이브코딩에서 품질을 가르는 것은 코딩 실력이 아니라 요구사항의 선명도라, 이 주차는 개발 수업이 아니라 기획 수업에 가깝습니다.
- — 3주차는 그 PRD를 들고 실제로 만듭니다. 가장 밀도가 높은 주입니다. 4주차는 만든 서비스를 다듬어 남에게 보여줄 수 있는 형태로 정리하고 아이디어톤을 준비합니다.
- — 학생이 개발자가 되는 과정이 아니라, 개발을 시킬 줄 아는 기획자가 되는 과정으로 설계했습니다. 창업 후에도 본인이 모든 코드를 짜지는 않습니다. 무엇을 만들지 정하고, 정확히 설명하고, 나온 결과를 판단하는 쪽이 실제로 쓰이는 능력입니다.
무엇이 남았나
- — 두 팀 모두 멀리서 주제를 찾지 않았습니다. 자기 눈에 실제로 보이는 문제를 골랐습니다.
- — 하나는 폭염 알림 서비스입니다. 여름 내내 밭에서 일하는 고령 농업인이 온열질환을 피하도록 돕는데, 첫 화면부터 입구를 「농업인으로 시작하기」와 「보호자로 시작하기」 둘로 나눴습니다. 기능을 하나 더 붙인 것이 아니라 쓰는 사람이 둘이라는 걸 알아챈 결과입니다.
- — 다른 하나는 학사정보 스케줄링 서비스입니다. 학교 공지와 개인 일정이 흩어져 마감을 놓치는 문제를 달력으로 모으고 AI 챗봇을 붙였습니다. 「이번 주 마감 공지 알려줘」처럼 물으면 찾아 줍니다. 자기가 사용자인 서비스는 기획이 흔들리지 않습니다.
- — 둘 다 기획서가 아니라 주소를 열면 도는 서비스입니다.
이 사례가 말하는 것
도구 익히는 시간을 따로 확보하고, 학생이 자기 아이템으로 만들게 하고, 끝나는 자리를 수업 밖(아이디어톤)에 두는 것 — 이 세 가지가 4주를 끌고 갑니다. 도구만 알려주고 끝내면 또 하나의 특강이 되고, 기획과 제작과 발표를 하나의 흐름으로 묶어야 결과물이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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